1. 털을 깎으면 새로 나는 털은 더 진해지고 굵어진다는데 사실인가요?
몸의 어떤 부위에서 털을 깎은 뒤 털이 새로 나는 경우 의학적으로는 이전의 털과 숫자, 굵기, 색깔 등에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몸에서 털은 부위에 따라 굵기와 숫자가 다르지만 이러한 현상은 부위에 따라 털을 만드는 모근세포가 호르몬의 영향에 따라 서로 다르게 반응하기 때문이며 성인이 되면 유전적으로 정해진 정도의 털이 부위별로 일정하게 주기적인 성장과 퇴화를 반복하게 됩니다. 크림이나 면도칼 등으로 제모할 경우 겉에 보이는 털은 깎인 상태이지만 피부 밑의 것은 그대로 남기 때문에 이 부분이 다시 자랐을 때 끝부분이 뻣뻣하고 더 굵어진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이는 어디까지나 감각적인 효과일 뿐입니다. 털이 깎을 때마다 진해지고 굵어진다면 평생 하루 한번은 면도하며 살아야 되는 남자들의 경우 턱에 난 털의 두께는 그 사람의 나이를 나타내는 나이테가 되지 않았을까요? 드물긴 하지만 혹시 털의 양이나 짙은 정도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면 호르몬 불균형과 관련된 질환이 있을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2. 겨드랑이 털은 위생상 제모하는 것이 좋다는데 어떤 점이 좋은가요?
겨드랑이는 피부가 겹치고 통풍이 원활하지 않아 땀이나 오염물질들이 고여 불결해지거나 잡균들이 증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겨드랑이에서 악취가 나는 액취증(암내)의 경우 분비된 땀에 세균이 증식하면서 불쾌한 냄새가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겨드랑이 털은 먼지 등의 오염물질 축적을 조장하거나 잡균 증식의 장소를 제공함으로써 이러한 겨드랑이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제모에 의해 위생상 한결 청결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지만 근본적인 개선책이 되지는 않기 때문에 땀이 많은 여름철 등에는 적절한 세척과 환기에 대한 위생관념을 갖는 자세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3. 제모를 피해야되는 사람이 있나요?
제모의 방법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레이저 제모술의 경우 절대적으로 피해야 되는 사람은 없습니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족집게로 뽑거나 면도기 등을 사용하다 피부 손상이 가해지면 이에 대한 회복이 느리거나 이차적인 감염에 약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으며, 간질환자도 족집게를 통한 신경자극에 의해 발작이 초래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기타 알레르기성 피부, 피부가 약해 혈관이 보이는 경우, 생리 중 피부가 민감하다고 생각되는 경우는 제모를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4. 제모를 한 뒤 모공이 커진 것 같은데 어떻게 할까요?
제모 후 모공 크기가 변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모공이 커진 것처럼 느껴질 수 있는데 제모 전 털로 인해 보이지 않던 모공이 확연히 보이게 되므로 모공이 늘어난 것처럼 느낄 수 있습니다. 족집게나 강력 테이프로 제모를 할 경우 털과 함께 표피층의 일부가 빠지게 되면서 모공이 물리적 자극에 의해 닭살처럼 두드러져 보일 수 있는데 이 경우 모공이 늘어난 것처럼 보일 수는 있으나 대부분 정상화되므로 모공이 늘어났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 더 이상 자극을 삼가고 이차적인 염증발생에 주의하면 되겠습니다. 때로는 뽑히다 끈긴 털 등이 피부의 표면으로 자라지 않고 모공 속으로 역모하여 모공의 모양을 변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5. 겨드랑이 털을 제모했더니 피부가 검어졌어요. 어떻게 해야될까요?
반복되는 제모로 인해 제모 부위가 검어지는 이유는 제모 시의 자극으로 인해 모공주위 피부에 색소가 과도하게 생성됐기 때문입니다. 피부가 민감하여 자극에 예민한 경우 제모 후 소염작용이 있는 연고제를 사용하여 이미 생긴 자극을 빨리 가라앉히고 자극이 가라앉을 때까지는 자외선 노출을 삼가는 것이 좋으며 피부자극을 주는 제모는 피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이미 침착된 색소는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2-3개월 정도 지나면 대부분 자연히 없어지게 됩니다. 병원에 내원할 경우 탈색연고, 레이저 치료 등을 통해 색소침착을 좀 더 빨리 개선시킬 수 있습니다.


박연호 원장[양재 CNP 차앤박피부과 TEL : 02-3463-2400]